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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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보리피리 (125.♡.147.60) 작성일12-08-30 22:31 조회875회 댓글5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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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가 넘어서야,
어머닌 내게 낯선 사람으로 다가왔다.
두 눈엔 언제나 짜증스러울 만큼, 슬픈 빛이 어려 있었고,
마음 한 구석 미동조차 하지 않는 자식에겐 언제나 동정을 구걸했다.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이미 성인이 된 자식에게 퍼부었으나,
정작 자식은 부담스러워 죽을 지경이었다.
책 한 권이 넘어갈 것이라며
당신의 과거를 주어 섬겨도
자식은 지독하게도 듣기 싫었고,
그런 가운데 당신은
병에 찌들어 조금씩 죽어가기 시작했다.
간이 굳어갔고,
당뇨로 인해 항력은 하루가 다르게 허물어져갔으며,
허름한 병실에 홀로 누워
핏줄 하나가 그리웠을 어머니는
외로움이었을까? 자식에 대한 저주 때문이었을까?
조금씩 조금씩 미쳐가기 시작했다.
저년이 나를 죽이려 한다고,
간호사년이 내게 주는 약이 수상하다고,
같은 병실 사람들은 내게 미쳤다며 수군거린다고,
그런 사람들이 무서워 어젠 하루종일 화장실 주변만 돌아다녔다고,
일주일만에 찾아간 매정한 자식을 끼고,
어머니는 두려움으로 가득찬 두 눈을 껌벅거렸다.
살결은 검게 타들어갔고,
간덩어리는 더욱 잔인하게 굳어져갔으며,
퀭~한 두 눈으론 또다시 그 애잔한 눈빛을 띠고 자식을 바라보았으니,
그 몹슬 자식은
마음 한 자락도 외로운 피붙이에게 내어주지 못한 양심에 눌려
단지~
어머니의 그 눈빛이 두렵고 무서웠을 뿐이었더라고...
가느다란 맥박에 의존하고 있었던 어머니는
하루 한 번 죽음을 확인하러 오는 자식의 손을 들어
자신의 가슴 복판에 맥없이 얹었으니...
행여...
그것으로 칠십평생의 그 지긋지긋한 외로움을 쓸어낼 수 있었을까.
죽을 때만 기다리던 늙은이들이
일주일에 한 사람씩 따박따박 죽어나가던 곳.
어머니는 단잠에 빠져있는 자식새끼에게
임종의 기회를 허락하지 않았다.
헐떡이며 도착한 요양병원 지하실...
당신은 병마에 무너진 빈 껍질 몸뚱이로,
눈물 한 방울 쏟지 못하는 모진 자식을
어서오라 어서오라 맞이하고 있었다.
어머니 영전 앞에
서러운 눈물을 바가지로 쏟아냈던 아주머니 한 분
매마른 자식 앞에
어머니의 과거 한 자락을 풀어 놓았다.
남겨놓고 떠나온 피붙이가 그리워
늘 주변을 맴돌고 맴돌다가
술장사로 몸이 망가지고 부서지고,
그 때마다 마음을 다잡게 만든 것이
그 잘난 아들이었다고...
초등학교 2학년 때
교정 먼 발치에서 팔딱대며 놀고 있는 아들놈 바라보던 그 마음은
함께 할 수 없는 절망감에 얼마만큼이나 아프게 찢겨졌을까.
어머니의 몸이 불구덩이 속으로 들어갈 때도
타고 남은 뼈를 긴 장대로 찧어부술 때도
먼 시골 납골당 두뼘짜리 공간에
뼛가루를 처박아 버리고 돌아올 때도
말라버린 자식은 눈물 한 방울 흘릴 줄 몰랐으니,
어머니는 죽어서도 그 빈 가슴을 부여잡고
자식에게 치욕스런 동정을 구걸하겠지.
수년이 흐르고
열 살 난 계집아이의 몸짓 하나에도 아빠의 행복을 만끽하고 있을 즈음~
왜 한 번도 다녀가지 않느냐고 꿈을 빌어 어머니가 찾아왔다.
아프디 아픈 당신 몸뚱이로,
먼 길까지 마다치 않은 것은
죽어서도 풀지 못한 당신 외로움 때문이 아니라,
아내로도, 딸아이로도 채워지지 않는
자식의 병적인 고독감 때문일 것이니
제삿날
제상에 하얀 밥 한 그릇 올린 것은
그저 자식 잘 되게 해달라는 요구였을 뿐인데,
그 따위가 무슨 빚이라고,
되갚으러 먼 길까지 오셨는가...
어머닌 내게 낯선 사람으로 다가왔다.
두 눈엔 언제나 짜증스러울 만큼, 슬픈 빛이 어려 있었고,
마음 한 구석 미동조차 하지 않는 자식에겐 언제나 동정을 구걸했다.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이미 성인이 된 자식에게 퍼부었으나,
정작 자식은 부담스러워 죽을 지경이었다.
책 한 권이 넘어갈 것이라며
당신의 과거를 주어 섬겨도
자식은 지독하게도 듣기 싫었고,
그런 가운데 당신은
병에 찌들어 조금씩 죽어가기 시작했다.
간이 굳어갔고,
당뇨로 인해 항력은 하루가 다르게 허물어져갔으며,
허름한 병실에 홀로 누워
핏줄 하나가 그리웠을 어머니는
외로움이었을까? 자식에 대한 저주 때문이었을까?
조금씩 조금씩 미쳐가기 시작했다.
저년이 나를 죽이려 한다고,
간호사년이 내게 주는 약이 수상하다고,
같은 병실 사람들은 내게 미쳤다며 수군거린다고,
그런 사람들이 무서워 어젠 하루종일 화장실 주변만 돌아다녔다고,
일주일만에 찾아간 매정한 자식을 끼고,
어머니는 두려움으로 가득찬 두 눈을 껌벅거렸다.
살결은 검게 타들어갔고,
간덩어리는 더욱 잔인하게 굳어져갔으며,
퀭~한 두 눈으론 또다시 그 애잔한 눈빛을 띠고 자식을 바라보았으니,
그 몹슬 자식은
마음 한 자락도 외로운 피붙이에게 내어주지 못한 양심에 눌려
단지~
어머니의 그 눈빛이 두렵고 무서웠을 뿐이었더라고...
가느다란 맥박에 의존하고 있었던 어머니는
하루 한 번 죽음을 확인하러 오는 자식의 손을 들어
자신의 가슴 복판에 맥없이 얹었으니...
행여...
그것으로 칠십평생의 그 지긋지긋한 외로움을 쓸어낼 수 있었을까.
죽을 때만 기다리던 늙은이들이
일주일에 한 사람씩 따박따박 죽어나가던 곳.
어머니는 단잠에 빠져있는 자식새끼에게
임종의 기회를 허락하지 않았다.
헐떡이며 도착한 요양병원 지하실...
당신은 병마에 무너진 빈 껍질 몸뚱이로,
눈물 한 방울 쏟지 못하는 모진 자식을
어서오라 어서오라 맞이하고 있었다.
어머니 영전 앞에
서러운 눈물을 바가지로 쏟아냈던 아주머니 한 분
매마른 자식 앞에
어머니의 과거 한 자락을 풀어 놓았다.
남겨놓고 떠나온 피붙이가 그리워
늘 주변을 맴돌고 맴돌다가
술장사로 몸이 망가지고 부서지고,
그 때마다 마음을 다잡게 만든 것이
그 잘난 아들이었다고...
초등학교 2학년 때
교정 먼 발치에서 팔딱대며 놀고 있는 아들놈 바라보던 그 마음은
함께 할 수 없는 절망감에 얼마만큼이나 아프게 찢겨졌을까.
어머니의 몸이 불구덩이 속으로 들어갈 때도
타고 남은 뼈를 긴 장대로 찧어부술 때도
먼 시골 납골당 두뼘짜리 공간에
뼛가루를 처박아 버리고 돌아올 때도
말라버린 자식은 눈물 한 방울 흘릴 줄 몰랐으니,
어머니는 죽어서도 그 빈 가슴을 부여잡고
자식에게 치욕스런 동정을 구걸하겠지.
수년이 흐르고
열 살 난 계집아이의 몸짓 하나에도 아빠의 행복을 만끽하고 있을 즈음~
왜 한 번도 다녀가지 않느냐고 꿈을 빌어 어머니가 찾아왔다.
아프디 아픈 당신 몸뚱이로,
먼 길까지 마다치 않은 것은
죽어서도 풀지 못한 당신 외로움 때문이 아니라,
아내로도, 딸아이로도 채워지지 않는
자식의 병적인 고독감 때문일 것이니
제삿날
제상에 하얀 밥 한 그릇 올린 것은
그저 자식 잘 되게 해달라는 요구였을 뿐인데,
그 따위가 무슨 빚이라고,
되갚으러 먼 길까지 오셨는가...
댓글목록
후회님의 댓글
후회 아이피 218.♡.8.45 작성일이른 아침... 빈 사무실에서 눈물을 흘립니다.
푸른초장님의 댓글
푸른초장 아이피 115.♡.222.75 작성일ㅠㅠ
파인님의 댓글
파인 아이피 123.♡.180.131 작성일
보리피리님의.... 깊은 슬픔이 지나가고 상처가 아물게 될 날을 위해....
기도합니다.....
힘든 이야기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구제불능님의 댓글
구제불능 아이피 218.♡.163.74 작성일지금 우리와 관련된 글인가요?
보리피리님의 댓글
보리피리 아이피 218.♡.35.169 작성일
답글과 함께 위로 고맙습니다.
당시엔 무디게 지나갔던 일들인데 3년이 지나가는 요즈음
당시 상황들이 어른거려서 자꾸만 괴롭히네요..
부부관계 문제로 아내와 갈등할 땐 더 그렇습니다.
이제 50을 바라보는 사람인데,
마치 고아처럼 외따로 존재하는 느낌이기도 하구요..
어쩌면 아내에 대한 성집착이 이런 어릴적 흔적들과 관계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적어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