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포뮬러 레이스카 경주에 대한 글을 읽다 낯이 뜨거워졌다. 경주를 참관하기 위해 입국한 이탈리아 기자가 지적한 내용과 영국 일간지 ‘더 선’ 외 다른 외국 기자들이 한국의 러브모텔은 한마디로 불결하고 또 성매매를 보도한 내용이 있어서다. 외국에서 오래 살은 나 역시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항상 그런 생각을 해왔던 고로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해 이 글을 쓴다.
숙박시설 부족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 한다지만 성매매가 판치는 러브 모텔 난무는 수치다. 그것도 주택가에 러브모텔이 즐비하게 들어서는 것은 아이들의 교육에도 좋지 않고 국가 이미지 관리에도 좋지 않다.
성매매 근절책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항상 사회 쇄신 안으로 도마에 오른 사안이다 그러나 항상 흐지부지했지 현실적 해결이나 타결을 본 일이 없다. 노무현 정부 때 여성부 주도로 실질적 문제점 해결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결과는 과거와 같았다. 현 정부도 성매매 근절책을 말하지만 과연 얼마나 실효성 있을는지 궁금하다.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 된 직업이 성매매이라 말하지 않는가. 그런데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나?
성매매 문제는 여자의 몸을 사려는 남자가 있고, 또 남자의 돈이 필요한 여성이 있는 한 근절이 불가능하다. 때문에 성매매 문제 해결책보다 성매매를 어떻게 양성화 시켜 가장 위생적으로 실시할 수 있나 하는 방안을 연구하는 게 적절한 사회 문제 해결의 일환이 된다. 유럽의 네덜란드나 독일이 이렇게 한다. 즉 사람 본능을 해결해주면서 사회에 폐를 끼치지 않는 한도에서 위생적으로 성매매를 허용하고 이를 국가적 차원에서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러브 모텔 난무는 음성적 성매매 현장의 표본이 된다. 사랑하는 남녀가 사랑을 나누는 곳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고객은 돈을 주고받는 성매매가 이뤄지는 곳이 러브모텔이다. 성매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콘돔은 어느 모텔에 가도 거의 다 비치되어있고, 모텔 영업도 시간당 수입을 올리는 건 위주로 운영된다. 즉 출장이나 여행 같은 일로 하루 밤을 지내고 가는 손님보다 2-3시간 방을 쓰는 남녀 대여섯 손님을 받아들여 수입 극대화를 꾀한다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모텔은 침대 시트를 교체하는 게 귀찮은지 교체하지 않는다. 한 시트로 하루 종일 쓰던지 며칠을 쓰는 것 같다. 새 손님마다 대여섯 번 다 시트를 간다면 그만큼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 말은 콘돔이 그만큼 빈번하게 많이 사용된다는 것이고, 그러다 보니 신문기사에 지적한 대로 어떤 모텔은 침대 아래에 사용한 콘돔이 그대로 남아있는 경우도 있는 데 이게 외국인의 눈에 불결하게 보이는 것이다.
한국에 갈 때마다 거의 빠지지 않고 홀로 여행을 하는 나는 이런 경우 부지기수로 경험했다. 요즘엔 비교적 많이 청결해졌지만 20-30년 전만 해도 너무 콘돔 비치 때문에 너무 불결하여 잠도 제대로 잘 수 없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불결한 것은 어디 침대 시트나 사용한 콘돔뿐이겠는가. 비누도 일회용 포장 비누가 아닌 수십 번 쓸 수 있는 가정용 비누를 비치해 놓는다. 지금도 그렇다. 한국을 모르는 선진국의 외국 손님은 자국에서 아무리 싼 모텔에 투숙해도 일회용 비누만 사용하는 것을 경험해서 이런 한국의 현실에 아연실색한다.
한국 사람들이야 러브모텔이 다 이렇다는 것 알기 때문에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일이지만, 선진국에서 온 사람들은 이런 것 이해 못한다. 미국은 호텔에나 모텔에서 일회용 포장 비누가 아닌 다사용 비누를 비치해 놓으면 행정적 제제를 받는다. 주마다 시티마다 숙박업소 위생조례가 다르지만 벌금과 영업정지 처분까지 받을 수 있다.
특히 콘돔이 방안 곳곳에 비치되어있고 포르노 수준에 버금가는 애로 영화가 TV를 켜는 즉시 나올 때에는 놀라 자빠진다. 싱글이 투숙했을 때는 큰 문제를 삼지 않겠지만 아무 것도 모르는 가운데 아이들과 함께 투숙한 부모는 기절초풍까지 할 수 있다.
사람이 짐승과 다른 점은 본능을 때와 장소에 따라서 조절할 수 있는 자제력이라는 게 있고, 또 예의와 배려라는 감성을 통해 남이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나 하는 생각을 먼저 할 수 있고 이게 일반 동물들과 다르다는 점이다.
그런데 요즘 한국사회는 책잡히는 일을 수치로 생각하지 못하는 공중도덕 불감증에 걸린 사회로 변했다. 할아버지와 삼촌과 아버지가 손녀와 조카와 딸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하고, 35살 유부녀 선생이 15살짜리 미성년자 제자와 성관계를 맺어 세상을 놀래는 뉴스도 만든다.
더 가관인 것은 언론방송사도 이런 추세에 더 부채질을 가한다는 것이다. 방송국은 방송국대로 온 집안 식구가 함께 보기 민망할 정도로 낯 뜨겁게 노골적인 불륜 소재의 드라마를 제작 방영하고, 신문사는 신문사대로 노출수준이 심각한 사진을 여기 저기 도배하듯 올린다.
외람 된 말이지만 언론사는 윤리의식을 갖고 신문사를 경영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 번 깊게 하게 한다. 뉴욕타임스의 운영 방침을 한 번 보자. 뉴욕타임스는 10년 전만해도 흑백 일면 사진 보도를 고집했다. 컬러 사진을 게재하면 신문의 중후감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시대의 변화를 무시 할 수 없어서 결국 일면 사진 컬러화를 이뤘다. 또 재작년인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면 광고 게재를 거부했다. 왜일까? 저질 신문같이 보인다고 생각해서다. 그러나 인터넷의 활성화와 경기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종이신문 구독자 수와 광고 수입이 떨어지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일면 광고를 선별적으로 올리기 시작했고, 그리고 이런 현실을 두고 뉴욕타임스 원로 기자들은 신문사의 굴욕적인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수익성, 즉 돈에 굴복해 천하게 보이는 일면 광고를 올리게 되었는데 이게 정말 탐탁지 않게 보였다는 것이다.
한국의 언론사 경영진들은 뉴욕타임스의 이런 생각 사치로 생각할지 모른다. 아직도 현란한 사이즈의 가슴과 늘씬한 각선미 다리를 인터넷 신문 일면에 선정적으로 올리는 것을 독자층 쌓기의 지상최고주의로 생각한다면 생계를 위해 여인이 몸을 팔아 매춘부로 전락하는 것과 다를 바 뭐 있나.
그러니 숙박업자의 비즈니스 마인드도 원색적으로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콘돔과 애로 방송 무료 제공은 기본이고, 가끔 직원들이 성매매 중개자 역할을 하며, 싱글남이 산골이나 시골 모텔에 홀로 투숙하면 가끔 ‘아가씨 필요하세요?’ 하는 전화까지 한다.
미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한국에서는 괜찮은 호텔만 빼놓고 이러 성매매 상술이 기본이다. 그리하여 이제 한국의 모텔은 무분별한 성욕 해소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변질되어 일명 ‘러브 모텔’로 된 것으로 나는 이해하고 있다.
재작년 한국을 방문해 서해안과 남해안을 홀로 여행하다 엑스포 준비 상황을 보기 위에 난생 처음 여수를 들린 일이 있다. 반나절 배타고 또 도보로 여기저기 구경하고 차를 몰아 어느 다리를 건너 섬으로 갔다.
운전하고 가는 데 운치가 꽤 좋게 보이는 모텔이 보인다. 마침 해도 저물어 가고 종일 걸었던 덕에 피곤하여 좀 이른 시간에 모텔로 차를 몰았다. 차를 세우고 프론트 데스크로 들어섰다. 준수하게 보이는 미모의 중년 여인이 미소를 머금고 말한다.
“동행은.....? 뒤에 오시나요?”
“혼잔데요.”
“4만원입니다. 방은 일류 호텔에 버금갑니다.”
(규모는 작지만 나중 방에 들어가 보니 사실 그랬다. 외국산 욕조와 가구로 만들어진 유럽풍의 호텔 수준의 깔끔한 방이라 놀랬다. 금전적 여유가 있는 주인이 해외여행을 많이 하고 풍부한 미적 감각을 쌓은 후 커스텀 타입으로 수익성을 무시하고 지은 모텔로 보였다. 적어도 내가 보기엔 그랬다.)
이 여인은 다른 모텔과 차별화 된 모텔이라고 자랑을 한 후 나에게 손바닥만 한 손가방을 내미는 게 아닌가. 나는 영문을 몰라 “이게 뭡니까?” 물었다. 여인은 말이 없다. 그냥 미소만 머금고 나의 얼굴만 쳐다본다. 그리하여 지퍼를 열고 들여다봤다. 두 개의 콘돔이 보인다.
좀 어처구니없는 생각이 들어 불현듯 낮은 목소리의 이런 말이 뛰쳐나왔다.
“쓸데없이 뭐 이런 것을 줍니까....”
방금 전까지만 해도 미소를 머금고 쳐다보던 준수한 외모의 여인은 미소를 서서히 잃으며 좀 당황해 한다. 내가 홀로 중얼거리듯 말한 것을 들었고, 당연히 내가 필요할 줄 알고 콘돔을 줬는데 이게 웬 벼락이냐는 표정이다.
콘돔 사용은 매우 사적인 일이다. 남녀가 투숙해 본인들이 사용한다면 본인들이 준비해 사용해야지 왜 모텔에서 투숙 손님에게 콘돔을 무료로 주는 지 알 수가 없다.
그들은 장사하느라 매우 당연하게 느끼는 것 같은데 전혀 그런 생각 없이 잠만 자려 투숙하는 사람에게는 매우 난감한 일이 된다. 그것도 혼자 투숙하는 남자에게 미모의 여인이 향수 냄새를 풍기며 콘돔을 건네주는 것은 성 매매를 은근히 유도하는 느낌 (혹은 오해를) 을 주고도 남는다.
한국은 몇 년 전부터 성매매 근절을 외치고 여성부를 앞세워 성매매 뿌리 뽑기 운동을 시작했는데 그 결과 어땠나? 유명무실 용두사미 격이 됐다. 교회 장로 직책이 따로 있는 이명박 대통령이 들어서서는 성매매 단속이라는 말은 우스갯소리가 되어 경찰 인력도 성매매를 수수방관한다. 아니 오히려 경관이 성매매를 하다 적발되었다는 뉴스메이커로도 등장한다.
하긴 성직자들도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수십 년간 성적 희롱을 해온 일이 밝혀져 세상엔 더 이상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없는 세상으로 변했으니 일반 사람들을 상대로 콘돔 무분별 배포에 제한을 가한다는 일은 더더욱 우스운 일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정부가 뒷짐 쥐고 국가를 ‘섹스공화국’으로 만들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때문에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한 대책 연구가 필요하다. 이번 영암 F1 포뮬러 레이스로 인해 러브모텔에 대한 문제가 재부상 됐는데 2년 후 있을 여수엑스포 때 또 이런 문제가 재 지적 되지 말라는 법 없다.
정부는 모텔영업은 일회 포장용 비누만 사용할 수 있게 법제정을 서둘러야 하고, 콘돔 무료 제공도 불법화 시켜 섹스 중독에 걸린 것 같은 현 국가의 이미지에 대한 관리 재고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이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난 후 이 대통령의 업적 과연 무엇을 가장 출중하게 꼽아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지 않을 수 없다. 4대강 사업? 수질(水質) 개선 사업도 좋지만 국가 이미지 선진화를 위해 숙질(宿質) 개선사업도 필요한 현안임을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Written by cacomfort.